[뉴스데스크]



◀ 앵커 ▶

만성질환자들, 매번 병원 가는 것도 힘들죠.

이럴 때는 가족이 대신 가서 진료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.

진료비도 절반입니다.

하지만 이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요.

왜 그럴까요?

김나라 기자입니다.

◀ 리포트 ▶

정신질환이 있는 고교생 아들을 둔 박 모 씨는 아들 대신 병원에 들르는 게 일상입니다.
아들의 상태를 말하고 약도 타가는데, 한 번에 십수 만원, 진료비로만 만 3천 원 넘는 돈이 꼬박꼬박 나갑니다.
그런데 정부 고시에 따르면 박 씨는 진료비를 6천 원 정도만 내면 됩니다.
직계혈족 등이 대신 진료받으면 진찰료 절반만 내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.

[박 모 씨/환자 부모]

"처음 들어봐요. 당연히 제가 받아야 할 권리라면 병원에서 알려주는 게 맞죠."
병원에서는 먼저 알고 요구하는 보호자에게만 생색 내듯 진료비를 할인해줍니다.

[병원 관계자]

"약만 받아가는 경우엔 그 금액을 다 받기 그러니까 간호사 재량으로 해드리는 거지."
가족이 대신 왔다 해도 서류는 가급적 '직접 진료받은 것처럼' 처리하는 겁니다.

[의료기관 관계자]

"'(환자가 직접) 오라'고 하면 다른 병원 가버리고. 붙잡아두려면 (대리) 처방을 해야 하는 거고. 관행이죠 관행."
병원들은 '단순히 진료비를 더 받기 위해서' 이런 관행이 생긴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.
대리처방을 했다 의료사고라도 생기면 전적으로 병원에 책임이 돌아오기 때문에 서류상 기록이 남는걸 꺼릴 수밖에 없단 겁니다.

[김대희/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]

"의료인이 병을 인지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해서는 현재 의료인이 책임져야 합니다. 대리 진료 같은 경우에는"
이처럼 법적 근거가 애매한 가운데 대리진료로 분류되지 않아 부당 청구되는 의료비가 얼만지는 집계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.

MBC뉴스 김나라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