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쓴이 : 지성평 옥과 대목장날과 설 조회수 : 4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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옥과 대목장날과 설

새벽 서릿발 하얀 논길을
콧바람 씩씩거리며 강아지마냥
엄마 손잡고 졸졸 따라간다

깜깜한 첫 새벽에 장에가신
아부지와 작은 아부지는
쇠전머리 난장윶이 한창이다

엄마는 속옷 골마니에
나락판매 받은 돈을 야물딱지게
챙기고서 온장을 몇번을 돌다가

서울가서 성공한다던 큰아들이
조합빛 잔뜩저도 큰성 좋아하는
홍애를 겁도 없이 사신다

난 첫 새벽부터 나와서 하루종일
쇠전머리 국수 한 그릇 얻어먹고
온 장을 뺑뺑 돌고 돌았다

설 전날 엄마는 음식을 하며
날 닥달하며 아가 큰성 온가
저그 신작로에 니가 나가바라

밤이지고 날이 세도 이세상의
엄마의 거룩한 자랑이고
하늘같은 큰성은 오지 않았다

무창리 동네 엄청기센 우리엄마
한숨만 푹푹쉬고 풀이 죽었다
어린 나도 힘이 쭉 빠졌다

글/지성평
  글쓴시간 : 2023-01-20 14:48:33